방명록 첫화면으로 Korean English
  평론  
      윤난지    
      홍명섭    
      정헌이    
      강수미    
           
      에세이    
홍명섭

미술인
 
내가 본 조각가 김주현의 최근작의 특질을 굳이 따져 본다면 다음과 같은 개념의 유형을 찾아 볼 수 있다.

1) 이음(경첩)의 절묘한 조작
2) 기하학적 직관의 명상구조
3) 눈높이의 설정과 단면
4) 비고정적 구축

緣起의 구조
경첩:끊임없는 운동과 변화 가능한 태극의 형상처럼 경첩으로 서로 맞물려 돌아가는,열리고 닫히는 다이나미즘.
둘로 갈라 놓은 듯 서로 떨어진것이면서도 하나로 이어지는 <주름>처럼.서로 의지해서(緣) 일어나는(起) 것,
즉 이중적 이음새, 서로가 서로를 의지하는 짜임새는 솔방울이나 해바라기의 나선형 구조의 유기적 시스템을 닮은
자기조직(self-organization)의 구축력을 갖는다.

고리의 놀이
창조적 <시작>과 <종말>이라는 직선상의 목적이 있을 수 없는 연쇄고리, 상호 의존적 고리, 무한연쇄, 최종적인 의미
(선험적 의미)가 부재하는 반복의 놀이, 소위 가부장적 권위(궁극적 의미)가 없는 놀이,기하학적 만화경과 같은.

圖形의 詩學
현대 물리학자들의 말처럼, 자연의 배후구도는 <아름다운> <단순성>으로 나타난다는 점.
구조와 그 변환의 아름다움, 생명의 내재적 구도가 되는대 칭성의 미학.
일찌기 G.베이트슨은 모든 생명체들을 이어두는 공통적 패턴은 <대칭>이라고 보았다. -meta pattern.

단면을 드러내기
속이 비었거나 속이 채워져 있거나한 조각적 사물이 지배적일 때, 그 단면의 구조를 보여준다는 것은?
조각의 외피를 벗긴, 그래서 속과 겉을 동시에 동등하게 드러내어 오히려 안의 형태구조가 밖을 결정하는
일종의 투명한 조각이라고도 볼 수 있다.
2차원의 패턴을 수직으로 키울 때 나타나게 되거나 확보하게 되는 틈과 구멍들, 그것은 들여다 볼 수 있는 공간이 된다.
마치 작가가 그것의 키를 정할 때 떠올렸던 재래식 우물의 구조처럼 내려다보고 들여다보는
그런, 깊이의 그늘을 갖는.

조립과 놓임
잘리운 다면의 수평이 땅바닥 수평 위에 세워졌을 때만 구조물 전체가 잠정적 형태를 구축할 수 있다는 점,
즉 자기 몸의 무게와 자기 형성구조의대 칭 균형으로만 서 있을 뿐 고정된 조작을 거부하는 구조물.
이는 모든 조각적 사물이 고정되게 조립되거나 그렇게 빚어진 것임에 반해 <놓임>과 <조립>의 방식에 따라
변환이 일어나게 되는, 설치작업의 전형이 되었던 C.Andre의 조건과 흡사하다.
조각적 재료나 단위를 고정된 것으로 영구히 이어 붙이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는 말이다.
조각물의 구조 스스로가 자기 전체를 결정하게끔 하거나 또는 조각물의 구조가 스스로의 설치 모습을
결정하게 되는 그런 마감 장치란 말이다.
이것은 무슨 의의가 있을까?

익명적 각 단위들이 가질 수 있는 시스템이 벌이는 경첩 놀이라는 무한 논리의 형태를 창출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예술의 이상과 목표를 예술 밖에다 설정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그 목표를 예술 안의 자발적 균형에서 구하고자 하는 예술관에 기인하고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