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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젤리아
2007년 <생명의 다리 ?아홉 개의 기둥> 나무 작품 제작

1. 제재소에 나무 도착. 오른 편 빨간 나무가 내가 구입한 아프젤리아 중 하나이다.



2.옆에서 보면 10M가 넘는다.



3. 먼저 길이를 4등분하기 위해 대형 전기톱을 들이대자
죽은 줄 알았던 나무의 속에서 큰 소리가 들렸다.
놀라 물어보니 나무의 내부가 갈라지는 것이라고 한다.
내 귀에는 영락없는 신음 소리였다.



4. 보기와 달리 나무 속은 아직 촉촉하고, 얇은 나무껍질을 긁어보니
겨우 평방5cm 되는 좁은 면적에 10여 종의 크고 작은 벌레가 아직도 그 안에 살고 있었다.
마치 나무가 벌써 죽은 걸 아무도 모른다는 듯이.



5. 나무를 대형 절단기에 올려놓기 위해 거대한 집게에 물리고 있다.



6. 집게에 물린 나무가 대형 밴드톱으로 끌려가고



7. 무서운 마찰음을 내며 마침내 둘로 잘린다,
목재 사장님은 버려지는 부분이 많지 않은지 나무 안을 들여다보고 있다.



8. 반쪽 나무들은 각각 일정한 두께로 얇게 잘린다.
나무가 질러대는 비명소리를 들을 수가 없어서 그만 자리를 떴다.

나무는 잘리거나 구멍 뚫리거나 할 때마다 비명을 지른다..
그래서 혹시 베어진 나무는 굉장히 오랜 시간에 걸쳐 천천히 죽어가는 것이 아닐까 하고 생각했다.



공장을 떠나 돌아와서 며칠 간, 나는 처음으로 도살장에 다녀 온 사람처럼 충격에서 벗어날 수가 없었다.
작품을 위해 나무를 구입하는 일은 옳은 일일까?
아무 생각 없이 고기를 먹던 사람이 동물의 도축 현장에서 죽이고 껍질 벗기고 난도질하는것을 목격하고서야 자신의 죄를 깨닫듯이,
길고 긴 곧은 원목을 보고, 그 전에 막연하게 상상하던 공정을 지켜보고 나니, 이제 더 이상 나무를 가지고 작품을 만들 수는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배에 실려 멀리 이 곳까지 오기 전, 아프리카의 어느 땅에 아직 뿌리를 깊이 박고 있었을 때,
나의 아프젤리아들은 얼마나 아름다운 나무였을까. 얼마나 많은 새들과 짐승들과 벌레들에게 살 곳과 먹이를 제공하며 얼마나 많은 물을 몸 안에 지니고 살았을까.

아프젤리아를 베어 낸 사람은 누구일까. 왜, 어떻게 그 나무를 베어 냈을까. 아프젤리아가 베어져 나간 곳은 갑자기 얼마나 황량해졌을 것인가.
나는 이 죄 값을 어떻게 치러야 하는가. 결국 누군가 돈을 지불하고 사기 때문에 나무들을 베어지겠지. 이렇게 생각하면 내가 직접 톱을 들고 나무를 벤 것과 다를 것이 없지 않은가.
이제 이 나무로 <생명의 그물>을 강조하는 작품을 만들려고 한다.
우습지 않은가. <생명의 그물> 한 부분을 찢어내어 얻은 물질로 <생명의 그물>을 표현하다니.



9. 10월, 나무를 다시 만났다. 나무는 이 상태로 4개월간 건조 기간을 가졌었다.



10. 목공소에서 가공되기를 기다리고 있다.



11. 네 면을 깨끗이 다듬어 각목이 되었다.
듣지도 못할 나무에게 다짐을 한다.
`최고의 작품을 만들께.`


12. 작업실에 온 나무.
필요한 길이대로 잘라서 양 끝에 구멍을 뚫고 있다. 나무를 길이 별로 분류하고 구멍 위치 표시하는 데에만 꼬박 2주는 걸렸다.



13. 한 쪽에서는 구멍 뚫으면서, 밖에서 사포질하여 스테인 바르고,
건조를 위해 다시 안으로 들여온 막대들.



14. 각각의 구멍 옆에 점 번호와 층수를 펀치로 새겨 넣는다.



15. 아침부터 밖에서 스테인을 칠해 말리고,



16. 밤에는 다시 들여놓는다. 한 번 칠할 때 24시간 건조시켜야 한다.



17. 이렇게 세 번을 칠한다.



18. 드디어 조립 시작



19. 밤을 세워 완성



20. 다시 해체해서 운반되는 작품



21. 작품이 없는 작업실은 텅 비고, 얼마 만에 보는 빈 공간인가!



22. 전시 공간에 재설치



23. 설치 완료